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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만에 옛 이름 되찾은 수원 ‘축만제’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0-09-25
정조대왕이 꿈꾸던 농업 도시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정조 시대에 만들어진 관개시설인 수원 소재의 ‘만석거’와 ‘축만제’가 60여 년 만에 제 이름을 되찾았다. 수원시는 지난 3월 18일, 국토지리정보원 고시(제2020-1130호)에 따라 일왕저수지와 서호의 명칭이 원래 이름인 ‘만석거’와 ‘축만제’로 공식 변경됐다고 밝혔다. ‘만석거’는 수원시 향토유적 제14호, ‘축만제’는 경기도기념물 제200호이다. 수원화성 축조 당시 정조는 동서남북에 네 개의 호수를 축조하도록 하였는데, 북에는 1795년에 ‘만석거’를, 남에는 원명 ‘만년제’라 하여 1798년에 화산 남쪽의 사도세자 묘역 근처에, 동에는 수원시 지동에 위치했다고 하나 현재는 형체를 알 수 없다고 한다. 그리고 1799년 서쪽에 조성한 것이 바로 이 ‘축만제’로 황무지를 개간해 백성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자 했다. ‘축만제’는 역사적 배경과 중요성을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아 2016년 11월 태국 치앙마이에서 열린 국제관개배수위원회(ICID) 제67차 집행위원회에서 ‘세계 관개시설물 유산’으로 국내 최초로 등재되었다. 꿈기자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되기 전인 7월 하순쯤 축만제를 방문했다.
한가로운 ‘축만제’의 오후 한 때   ⓒ 이소진 기자


많은 시민들이 서호 둘레길을 따라 운동을 즐기고 있었다. 서호공원이라고도 불리는 축만제는 그 이름에 걸맞게 곳곳에 돗자리를 펴고 휴식을 즐기는 시민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수면 위로 유유히 헤엄쳐 다니는 오리와 날아다니는 새들이 멋진 광경을 만들었다.

멋진 광경의 축만제   ⓒ 이소진 기자


호수를 감상하며 조금 걷다 보니 축만교라는 다리가 나왔다. 축만교 인근에는 ‘항미정’이라는 아담한 정자가 하나 있는데 이곳에서 바라보는 낙조의 모습은 ‘서호낙조’라 하여 수원 8경 중의 하나로 손꼽히는 아름다운 명소이다. 안내판의 설명에 따르면 항미정은 1986년 4월 8일 수원시의 향토유적 제1호로 지정되었으며 이름은 `항주(杭州)의 미목(眉目)`이라는 소동파의 시(詩)에서 따왔다고 한다. 또한 ‘서호’는 정조 23년(1799) 농업용 관개용 수원으로 조성한 인공 호수 중 하나로, 화성(華城)의 서쪽에 있는 호수라 하여 서호라 지었다고 한다. 순조 31년(1831년) 당시 화성유수였던 박기수가 정자를 세웠고, 그 뒤 유수 신석희와 관찰사 오익영이 중수하였다고 한다. 항미정은 구국민단 결성지이기도 하다.

시설물에 관한 설명을 읽어볼 수 있다.   ⓒ 이소진 기자


항미정 방문 당시 ‘올라가지 마세요’라는 표지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르신 한 명이 툇마루에 앉아 있었다. 우리 모두가 아끼고 보존해야 할 문화재인데 정자에 올라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에 속상한 마음이 들었다.

항미정은 1986년 4월 8일 수원시의 향토유적 제1호로 지정되었다.   ⓒ 이소진 기자


항미정은 1908년 조선 마지막 황제인 순종이 융·건릉을 방문하고 돌아갈 때 잠시 쉬어간 정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곳은 한국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로 알려진 나혜석이 그린 ‘서호’라는 작품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나혜석 작품 속 ‘서호’의 모습과 지금을 비교하며 감상해 보는 것도 좋겠다. 작품 속 각도와 비슷하게 찍으려고 노력했으나 쉽지 않았다.

나혜석 작품 ‘서호’(왼쪽)와 각도를 비슷하게 하여 꿈기자가 촬영해 보았다.   ⓒ 이소진 기자


항미정을 나와 축만교로 들어서서 쭉 걷다 보면 얼마 가지 않아 ‘축만제(祝萬提)’라고 쓰인 표석을 만나게 된다. 축만제는 천년만년 만석의 생산을 축원한다는 뜻이다.

천년만년 만석의 생산을 축원한다는 의미의 `축만제`   ⓒ 이소진 기자


축만제 호수 반대편에는 너른 논이 펼쳐져 있는데 농업진흥청에서 운영하는 연구재배단지이다. 도시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이라 한참 서서 감상했다.

농업진흥청에서 운영하는 연구재배단지   ⓒ 이소진 기자


이 벌판은 일제강점기 초기 개설한 ‘권업모범장’으로 곧 농사시험장이었다. 권업모범장은 1906년 6월 15일 일제 통감부가 우리나라에서의 농업기술의 시험, 조사 및 지도를 위해 설치한 기관으로 우리나라 농민들에게 ‘농사 개량’이라 선전하면서 사실상 농업기술의 변경을 강요하였다고 한다. 둘레길에는 무궁화가 한창 피어 있었는데 우리나라 국화가 이렇게도 예뻤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름다웠다.

둘레길을 따라 활짝 핀 무궁화가 예쁘다   ⓒ 이소진 기자


축만제는 꼬리명주나비 서식지이기도 하다. 꼬리명주나비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집에 ‘취약 대상’으로 지정되어 있는데,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될 우려가 있어 보호나 복원이 필요함을 말한다. 꼬리명주나비는 나비목 호랑나빗과 곤충으로, 하천 정비 사업 등으로 애벌레의 유일한 먹이인 쥐방울덩굴이 사라지면서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해 멸종이 우려됐다. 이에 수원시는 2017년 국립생물자원관과 함께 꼬리명주나비 복원사업을 시작했는데, 그 결과 최근 5마리 이상의 꼬리명주나비를 확인했다고 8월 20일에 전했다.

수원시는 2017년 국립생물자원관과 함께 꼬리명주나비 복원사업을 시작했는데, 그 결과 최근 5마리 이상의 꼬리명주나비를 확인했다.   ⓒ 이소진 기자


한편 호수 한가운데에는 인공섬이 하나 있는데 철새인 민물가마우지가 서식하고 있다. 최근 민물가마우지 때문에 생태계가 망가지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는데 가마우지는 수심 2미터까지 들어가서 물고기를 닥치는 대로 잡아먹고, 또 집단으로 서식하고 있는 숲은 가마우지의 배설물로 나무가 죽고 황폐화된다. 실제 멀리서 봐도 배설물로 인해 섬 전체가 하얗게 보였다. 두 군데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어 가마우지를 관찰해 볼 수 있다.

망원경으로 본 민물가마우지   ⓒ 이소진 기자


걷는 것이 다소 지겨워지면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벤치에 앉아 호수를 감상하는 것도 좋고 운동기구들을 이용해 운동을 즐겨보는 것도 좋다. 꿈기자가 입장한 곳은 정문과는 다른 곳이어서 어느새 한 바퀴를 다 돌아 정문에 다다랐다. 아담하면서도 곳곳에 보는 재미가 있어 산책하는 즐거움이 컸다. 다소 안정되어 가던 코로나19 상황이 다시금 악화되어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된 상태다. 축만제는 산책하기 좋은 예쁜 길이 있고, 운동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 휴식공간으로 좋은 곳이었다. ‘축만제’라는 제 이름으로 더 많이 불리길 바라며 더 많은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명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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